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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Z

05:02 젠트리피케이션과 부동산 자본

About This Track

부동산 자본과 젠트리피케이션의 폭력성을 왜곡된 신디사이저로 표현한 이 곡은, 도시 재개발의 이면에 숨겨진 착취의 메커니즘을 가장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Lyrics

우울한 저녁은 해가 저물며 느리게 시작되었다 푸르게 보일 만큼 음침한 회색 시멘트벽, 건물을 더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설혹 인류가 멸망해도 그 벽체는 커다란 잔해로 남아있을 듯, 변치 않을 것만 같다


저 육중한 건물에 눌러 붙은 살 궁리들이, 내겐 보인다 거기엔 장사와 가게와 돈과 자본과 사람과 세입자가 어우러져 죽지 못하고 있다 건물박사는 그들의 하늘과 땅을, 주님과 어머니 대지처럼 휘감고 있다


건물 앞 길바닥에는 무릎 꿇은 없는 집 자식이 있다 그 자식은 사실 살 만한 집 아들이지만 건물박사 앞에서, 웬만한 집 새끼들은 배겨날 재간이 없다


유학 마치고 귀국하는 자제분들은 한국에선 전공을 살리기 힘든 탓에, 건물학 박사과정을 밟는 경우가 흔하다 각국 각색의 식당과 카페들을 세입자들이 준비해놓았으니 고르기만 하고 내보내면 된다


계약기간이 2년이라고 해서 2년이 지나면 나가야 하는 건 아님에도, 법안이 두 번 바뀌어 이제 10년을 있을 수 있음에도, 주님의 부르심은 무릎이 떨리고, '비워 달라'는 콜링은, 버티면 당연히 괴롭힘을 당하리라는 불안을 부른다


그 무릎 위로 땅거미가 진다 저 멀리, 어둠이 느껴진다 계산은 치밀하다 건물학은 시간과 공간을 어음처럼 당겨쓰는 기술이다 시간놀음에 쓰일 돈을 공간에 부으면 땅이 세곱, 삼십곱, 곱하기처럼 포개져 미래의 땅을 통해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 고로 내년에 벌어들일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다면 손실이 발생한 셈으로 친다


주님은 그 순간 세례를 내리는 심정으로 없는 집 자식을 가르친다


억울하면 너도 주인해라 이 세상에 가게 주인이란 건 없다 이 땅에선, 오직 건물주만이 주인이다 5000평 가게라고 해야, 계약 끝나면 비워야 한다 건물주는 50평 땅 밑으로도 지구반지름 깊이만큼 거대한, 법적 사회적 절대적 관습적 반계약적 반윤리적 상속적, 때론 한국적 내세적 보장을 받는단다


꿇었던 무릎이 펴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 자식은 우뚝 서서 달린다 죽도록 달린다 저 멀리 느껴지는 암흑 속으로


두 평 반의 무덤과도 같은, '땅' 속으로


사람들은 다음날, 먼동이 틀 때쯤 깨달을 것이다 그 눈먼 자들, 질주하는 육신의 덩어리의 정체... 그들은 어둠이 불러온, 땅거미


이 땅 위에 땅거미 지다

땅거미 Z

젠트리피케이션과 부동산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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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Information

Album: Dystopia 2025

Artist: 삼각전파사 (Triangle Waver)

Release Date: 2025. 5. 2.

DYSTOPIA 2025

왜곡된 신디사이저와 그로테스크한 전자음향으로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담아낸 'Dystopia 2025'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민중음악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1980년대 통기타가 아닌 2020년대 전자음으로 저항을 노래하는 이 앨범은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디스토피아의 가장 정직한 초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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